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풀잎같은 여자

함께모두 2011. 5. 22. 20:19

 

풀잎같은 여자

 

그 여자, 바람을 안고서 울었다 하고요

그 여자, 멍이 들어 이슬을 달고 다닌다 하고요

 

칼처럼 돋아난 몸이

아프다고 악다구니 썼다고 하고요

 

그 여자, 혼자 스러져 이젠 날 수 도 있겠다 하고요

그 여자, 밤새 누웠다 일어섰다고 하고요

 

바람이 불땐,

부는대로 눕고 싶다고 하고요

 

그 여자, 아침이면 빳빳이 고개 세웠다고 하고요

그 여자, 한나절 혼자였다고 하고요

 

풀잎같은 그 여자,

아직 풀 비린내 남아있는 그 여자,

그래서 서럽다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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