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같은 여자
그 여자, 바람을 안고서 울었다 하고요
그 여자, 멍이 들어 이슬을 달고 다닌다 하고요
칼처럼 돋아난 몸이
아프다고 악다구니 썼다고 하고요
그 여자, 혼자 스러져 이젠 날 수 도 있겠다 하고요
그 여자, 밤새 누웠다 일어섰다고 하고요
바람이 불땐,
부는대로 눕고 싶다고 하고요
그 여자, 아침이면 빳빳이 고개 세웠다고 하고요
그 여자, 한나절 혼자였다고 하고요
풀잎같은 그 여자,
아직 풀 비린내 남아있는 그 여자,
그래서 서럽다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