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야 한다, 다 바람도, 물도, 세월도 흘러야 한다 잡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흘러야 한다 사람도 흘러야 한다 꽃잎이 떨어지면 새순이 돋고, 열매가 환생하는 것을, 그저 꽃잎이 진다고 미련 떨지말자 흐르는게 바람 뿐이랴, 물 뿐이랴, 세월 뿐이랴 떠나는 마음도 흐르는데 흐른 것은 아주 떠난 .. 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2011.11.27
피안(彼岸)의 그늘 피안(彼岸)의 그늘 길을 걸어간다. 나무도, 풀도 없는 땡볕의 마른 땅위를 걷고 있다. 입안을 적셔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운 어깨를 간신히 지탱한 체 내가 걸어가는 건지, 땅이 지나가는 건지, 울퉁불퉁 솟아나는 지면이 덜컹 덜컹 걸리적 거리면서, 흔들리면서 쉴 곳이 없다. 48년 넘.. 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2011.06.27
장마 장 마 물기 머금은 바람이 창문을 타고 넘어온다 살갗에 촉촉 안기는 습기들은 메마른 가슴에 그리움을 일깨우고 있다. 일기예보는 장마철이라고 알려준다. 퍼붓겠지. 마치 하늘구멍을 내고 미쳐 흐르지 못했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 내겠지 그런 날엔 그저 멍청히 하늘만 바라볼 뿐이겠다 가슴이 물.. 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2011.06.23
물고기가 된 사내 물고기가 된 사내 얼마간의 그리움에 문을 열어 젖히니 상큼하게 뛰어드는 봄바람 살짝 눈을 감고 흠씬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아- 상쾌하다 애뜻하다 사랑스럽다 몸속에 들어온 바람, 빈 속을 온기로 돌고 돌고 돌더니 이내 역류 하겠다고 화를 낸다 귓전을 맴도는 그의 부드러운 속삭임 입안을 .. 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2011.05.27
풀잎같은 여자 풀잎같은 여자 그 여자, 바람을 안고서 울었다 하고요 그 여자, 멍이 들어 이슬을 달고 다닌다 하고요 칼처럼 돋아난 몸이 아프다고 악다구니 썼다고 하고요 그 여자, 혼자 스러져 이젠 날 수 도 있겠다 하고요 그 여자, 밤새 누웠다 일어섰다고 하고요 바람이 불땐, 부는대로 눕고 싶다고 하고요 그 여.. 내가사는 세상/시, 그 쓸쓸함 2011.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