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쑥과는 달리 긴 꽃대를 올려
수줍게 미소짓는 소박한 쑥부쟁이 꽃
누구를 기다리는지...
하늘하늘 애처럽게 고개 밀어올려
하늘 쳐다보는 쑥부쟁이 꽃.
그 쑥부쟁이에게 애잔한 전설이 있다고 하네요.
옛날 어느 산골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와 11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제일 큰 딸은 동생들을 먹이기 위해 매일 산을 돌면서 쑥을 열심히 캐러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에서 '쑥부쟁이'라고 불렀다네요.
어느날 상처를 입고 쫓기던 노루 한마리를 구해주었더니 '언젠가는 은혜를 갚겠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산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 멧돼지를 잡으려고 놓아둔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사냥꾼을 보게되어 이 역시 구해 주게되었습니다.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었는데, '이 다음 가을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답니다.
떠나고 난 뒤 그 사냥꾼의 씩씩한 기상에 호감을 갖고 사랑을 느끼게 되어 매일 같이 그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그해 가을이 가고 또 다른 가을이 와도 그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쑥부쟁이에게는 2명의 동생이 더 생겼고, 게다가 어머니마저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몇번이나 가을이 지나가도 그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아 이런 저런 걱정과 그리움은 쌓여만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몇년전에 구해준 노루가 나타나서 쑥부쟁이에게 노란구슬 3개가 담긴 보라빛 주머니를 주고는. "이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 말을 남기고는 노루는 곧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쑥부쟁이는 곧 구슬 한 개를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어머니를 병을 낫게 해 주세요" 그러자 어머니의 병은 씻은 듯이 완쾌되었습니다. 그해 가을에도 사냥꾼은 나타 나지 않아 기다림에 지친 쑥부쟁이는 또 다른 구슬 한개를 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곧 사냥꾼이 나타났지만 이미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2명이나 있는 처지였습니다. 그 사냥꾼이 자신의 잘못을 빌며 쑥부쟁이에게 같이 살자고 했지만 '저이에게는 착한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이 있으니 돌려보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마지막 남은 구슬로 가슴이 쓰리고 아팠지만 그 소원을 말하였다고 합니다
그 후 쑥부쟁이는 그 청년을 잊지 못하였고, 결혼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동생들을 열심히 돌보던 어느날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그 산의 등성이에는 아주 많은 나물들이 자라게 되었으며 연한 보라빛 꽃잎과 노란 꽃술을 지닌 쑥부쟁이 꽃나물들이 아주 많이 자라게 되었다. 꽃대가 긴 것은 아직도 쑥부쟁이 처녀가 사냥꾼을 기다리는 표시라고 전해진다고 합니다.
* 내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도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기 사랑을 내어준
쑥부쟁이의 고운 마음,
쑥부쟁이의 애잔한 사랑이
마음 하나 가득 담겨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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